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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토르11

《일리아스》16권 C. 파트로클로스의 최후 B에서 사르페돈을 쓰러뜨리며 최고조에 이르렀던 파트로클로스의 기세는, 아킬레우스의 경고를 잊은 채 성벽까지 돌진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아폴론이 세 차례 막아서고 네 번째에는 직접 경고해야 했던 그 돌진은, 결국 그를 죽음으로 이끄는 마지막 문턱이 됩니다. 경고를 잊은 파트로클로스, 성벽으로 돌진사르페돈을 쓰러뜨린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신신당부를 완전히 잊은 채 계속 트로이아군을 추격합니다. 전열의 최전선을 찢어버리고 도로 배들을 향해 그들을 몰아붙이며, 아드레스토스, 아우토노오스, 에케클로스, 페리모스, 에피스토르, 멜라닙포스를 비롯해 엘라소스와 물리오스, 퓔라르테스까지 차례로 쓰러뜨리고 성벽 가까이까지 밀어붙입니다. 호메로스는 이 대목에서 직접 개입해, 그가 펠레우스의 아들이.. 2026. 9. 15.
《일리아스》 15권 B. 아이아스, 홀로 함대를 지키다 에서 최전선을 정비했던 아카이아군이지만, 아폴론이 직접 나서는 순간 그 방어선은 허무할 만큼 쉽게 무너집니다. 신 하나가 발로 툭 건드린 참호가 이렇게 맥없이 뚫릴 일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제 전쟁은 참호를 넘어 함선 갑판 위까지 번지게 됩니다. 아폴론, 참호를 무너뜨리다헥토르는 죽은 자의 무장은 신경 쓰지 말고 배를 향해 곧장 돌진하라 명하며, 대열을 이탈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죽이고 시신조차 불태우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이때 아폴론이 발로 참호 가장자리를 가볍게 무너뜨려 창을 던져도 좋을 만큼 넓은 길을 열어주는데요, 마치 아이가 모래성을 발로 허물듯 손쉬운 장면이었습니다. 트로이아군은 이 길로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갑니다. 네스토르가 별이 빛나는 하늘을 향해 배들을 지켜달라 애타게 기도하자.. 2026. 9. 12.
《일리아스》 15권 A. 제우스가 눈뜨자, 전쟁의 판도가 뒤집히다 트로이아군이 참호까지 밀려났던 14권의 흐름이 무색하게, 15권은 시작부터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헤라의 계책에 속아 잠들어 있던 제우스가 이다산에서 눈을 뜨는 순간, 지금까지 아카이아군을 도왔던 흐름은 한순간에 끊기고 전황은 다시 트로이아 쪽으로 빠르게 기울기 시작하죠.제우스, 잠에서 깨어 헤라를 질책하다잠에서 깬 제우스는 참호 너머로 아카이아인들에게 쫓기는 트로이아군과,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는 헥토르를 발견합니다. 그는 헤라를 향해 매서운 눈길을 보내며 "신과 같은 헥토르의 전투를 가로막고 군대를 패퇴시켰겠다"며 몰아붙입니다. 이어 과거 헤라가 헤라클레스를 곤경에 빠뜨렸던 일을 끄집어내는데요, 그때 제우스가 헤라의 두 발에 모루를 묶고 두 손을 황금 오랏줄로 묶어 창공에 매달아버렸던 일화.. 2026. 9. 11.
《일리아스》 13권 B, 아이네이아스의 반격과 다시 맞선 헥토르 이도메네우스가 오트뤼오네우스와 아시오스를 쓰러뜨린 뒤에도 전투는 멈추지 않습니다. 데이포보스가 반격에 나서고, 아이네이아스는 알카토오스의 죽음을 계기로 이도메네우스와 맞섭니다. 전선 곳곳에서 장수들이 쓰러지는 가운데, 헥토르는 흩어진 병력을 다시 모아 아이아스가 지키는 아카이아군의 방어선으로 향합니다.알카토오스를 쓰러뜨린 이도메네우스아시오스가 쓰러진 것을 본 데이포보스는 이도메네우스를 향해 창을 던집니다. 이도메네우스는 날아오는 창을 피했지만, 그 창은 뒤에 있던 휩세노르의 횡격막 아래 간을 꿰뚫습니다. 휩세노르가 쓰러지자 메키스테우스와 알라스토르는 그를 아카이아군의 배들 쪽으로 옮깁니다.이도메네우스는 전장을 떠나지 않고 안키세스의 사위인 알카토오스와 맞섭니다. 포세이돈은 알카토오스의 눈을 흐리고 팔다리.. 2026. 9. 10.
《일리아스》 12권 B, 사르페돈의 흉벽, 헥토르의 성문 트로이아 전쟁의 향방을 가른 하루, 아카이아 진영의 마지막 방벽이 뚫립니다. 사르페돈은 흉벽을 손수 뽑아내며 길을 열었고, 헥토르는 바위 하나로 성문을 부수고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결말을 향해 치닫는 두 영웅의 하루를 정리해봅니다.사르페돈, 글라우코스를 독려하다사르페돈은 글라우코스에게 묻습니다. 뤼키아에서 사람들이 왜 자신들을 신처럼 우러르며 상석과 좋은 몫의 고기, 가득 채운 술잔으로 대접하는가를. 그 극진한 대접에는 이유가 있으니, 뤼키아 백성들 앞에 나가 선두에서 맹렬한 전투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만약 이 전쟁을 피한다고 늙지도 죽지도 않는 것이라면 자신도 앞장서지 않겠지만, 인간에게는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운명이 무수히 놓여 있으니, 나아가 남에게 명성을.. 2026.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