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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오뒷세이아》 2권 B, 멘토르로 나타난 아테네와 밤바다의 출항

by 헤이토비 2026. 10. 4.

회의장에서는 끝내 배를 내주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멘토르가 백성들을 꾸짖어 보았지만 회의는 그대로 해산되었고, 텔레마코스는 바닷가로 나가 아테네에게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에 답하듯 멘토르의 모습을 한 아테네가 곁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날 밤, 텔레마코스는 어머니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구혼자들이 잠든 틈에 배를 띄웁니다.

 

멘토르의 꾸짖음, 레이오크리토스의 반박

이때 오뒷세우스의 전우였던 멘토르가 일어섰습니다. 오뒷세우스는 배를 타고 떠나면서 그에게 가업 일체를 맡기며, 노인의 말씀에 따르고 모든 것을 흔들림 없이 지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멘토르는 백성 가운데 오뒷세우스를 기억하는 이가 하나도 없다며 탄식했고, 분을 품는 쪽은 구혼자들이 아니라 잠자코 앉아 있는 백성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레이오크리토스가 받아쳤습니다. 오뒷세우스가 직접 와도 구혼자들을 몰아내기는 어렵고, 더 많은 사람과 싸우려다 수치스러운 운명을 맞을 거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는 백성들을 흩어지게 하고 회의를 해산시켰습니다.


바닷가의 기도, 멘토르가 된 아테네

텔레마코스는 멀리 떨어진 바닷가로 가서 잿빛 소금 물결에 두 손을 씻고 아테네에게 기도했습니다. 어제 신으로 집에 오셔서 아버지의 귀향을 알아 오라 명하셨는데, 구혼자들이 악랄하게 가로막고 있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그러자 아테네가 멘토르의 체격과 음성으로 곁에 다가왔습니다. 아버지의 힘이 네게도 스며 있다면 이 여행은 헛되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구혼자들은 죽음이 가까이 온 줄도 모르는 자들이라며, 자신이 빠른 배를 마련하고 직접 함께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텔레마코스에게는 집으로 가서 식량을 준비하라고 일렀습니다.

 

구혼자들 틈에서, 이제는 철부지가 아니다.

텔레마코스는 애달픈 마음으로 집을 향했습니다. 궁전 뜰에서는 구혼자들이 염소 가죽을 벗기고 살진 돼지의 털을 그슬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안티노오스가 웃음을 터뜨리며 다가와 그의 손을 잡고, 몹쓸 일에는 관심을 끊고 예전처럼 먹고 마시자고 했습니다.

 

텔레마코스는 주제도 모르는 당신들 틈에서 조용히 식사를 즐길 수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나도 이제까지는 철부지였으나 지금은 완전히 컸다며, 배와 노잡이는 얻어 타고라도 떠나겠다고 했습니다. 구혼자들은 그가 독초를 들여와 술동이에 던져 넣을지도 모른다며 조롱했습니다.

포도주 항아리와 에우뤼클레이아의 맹세

텔레마코스는 천장이 높은 아버지의 넓은 방으로 내려갔습니다. 그곳에는 황금과 청동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오래 묵은 달콤한 포도주 항아리들이 벽을 따라 세워져 있었습니다. 오뒷세우스가 집에 오게 될 그날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텔레마코스는 시녀 에우뤼클레이아를 불러 항아리 열둘에 포도주를 채우고, 보릿가루는 가죽 자루에 스무 메트론을 담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스파르타와 퓔로스로 아버지의 귀향을 물으러 간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에우뤼클레이아는 비명을 질렀고, 그는 열하루나 열이틀이 되기 전까지 어머니께 말하지 않겠다고 맹세해 달라 했습니다. 노파는 신들을 걸고 맹세했습니다.

 

잠든 구혼자들, 밤바다로 나선 배

한편 아테네는 텔레마코스의 모습으로 도시를 돌며 저녁나절 빠른 배 곁으로 모이라 당부했습니다. 노에몬에게서 빠른 배 한 척을 구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해가 지자 배를 소금 물결로 끌어내려 동료들을 모았습니다.

 

아테네는 구혼자들에게 달콤한 잠을 쏟아부었고, 그들은 술잔을 떨구며 잠자리를 찾아 흩어졌습니다. 이 일을 아는 사람은 어머니도 다른 시녀들도 아닌 시녀 하나뿐이었습니다. 아테네가 보낸 서풍에 돛이 부풀었고, 배는 밤이 다 가도록 또 새벽이 되어서도 뱃길을 뚫고 나아갔습니다.

아버지의 방에 남겨 둔 것과 말하지 못한 것 (헤이토비의 시선)

아버지의 방은 시녀 한 사람이 밤낮으로 지키고 있었습니다. 오뒷세우스가 돌아오는 날을 위해 포도주 항아리를 줄지어 세워 둔 방이었지요. 텔레마코스는 그 시녀를 불러 여행에 가져갈 포도주를 항아리 열 둘에 채워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런데 이 길을 떠난다는 걸 어머니께는 알리지 못합니다. 책에는 어머니가 눈물로 고운 피부를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가 적혀 있습니다. 정작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말을 못 하는 아들이라니. 떠나는 사람 곁에는 늘 남겨진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멘토르는 어떤 인물인가요?
A. 오뒷세우스가 트로이아로 떠나며 가업을 맡긴 전우입니다. 2권에서는 회의장에서 백성들을 꾸짖고, 이어 아테네가 그의 모습으로 텔레마코스 곁에 나타납니다. 오늘날 쓰는 '멘토'라는 말이 이 인물의 이름에서 나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텔레마코스는 어디로 떠나나요?
A. 책에서 그는 스파르타와 퓔로스로 아버지의 귀향 소식을 알아보러 간다고 말합니다. 그 여정은 3권부터 이어집니다.

2권을 덮으며

2권은 웅성거리는 회의장에서 시작해 어두운 밤바다에서 끝납니다. 회의장에서는 얻지 못한 배를 텔레마코스는 노에몬에게서 구했고, 서풍을 받은 그 배는 밤새 물길을 갈랐습니다. 곁에는 멘토르의 모습을 한 아테네가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호메로스,《오딧세이아》, 이준석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