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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17권 A, 메넬라오스와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둘러싼 첫 대결 16권 끝에서 파트로클로스가 헥토르의 손에 쓰러진 직후, 17권은 그의 시신을 둘러싼 치열한 쟁탈전으로 막을 엽니다. 파트로클로스의 시신과 그가 입었던 아킬레우스의 무장은 양쪽 군대 모두에게 빼앗길 수 없는 명예의 상징이었습니다. 메넬라오스가 홀로 시신을 지키는 장면부터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의 무장을 입는 순간까지 살펴봅니다.어미 소처럼 시신을 맴도는 메넬라오스파트로클로스가 쓰러지자 메넬라오스는 그를 트로이아인들의 손에서 지키기 위해 빛나는 청동으로 무장하고 선두 대열을 가로질러 나섭니다. 호메로스는 그의 모습을 갓 새끼를 낳은 어미 소가 송아지 곁을 맴도는 모습에 비유합니다.메넬라오스는 창과 방패를 앞세우고, 다가오는 자는 누구라도 죽이겠다는 각오로 시신 곁을 지킵니다. 그때 판토오스의 아들 에우포르보스.. 2026. 9. 16.
《일리아스》16권 C. 파트로클로스의 최후 B에서 사르페돈을 쓰러뜨리며 최고조에 이르렀던 파트로클로스의 기세는, 아킬레우스의 경고를 잊은 채 성벽까지 돌진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아폴론이 세 차례 막아서고 네 번째에는 직접 경고해야 했던 그 돌진은, 결국 그를 죽음으로 이끄는 마지막 문턱이 됩니다. 경고를 잊은 파트로클로스, 성벽으로 돌진사르페돈을 쓰러뜨린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신신당부를 완전히 잊은 채 계속 트로이아군을 추격합니다. 전열의 최전선을 찢어버리고 도로 배들을 향해 그들을 몰아붙이며, 아드레스토스, 아우토노오스, 에케클로스, 페리모스, 에피스토르, 멜라닙포스를 비롯해 엘라소스와 물리오스, 퓔라르테스까지 차례로 쓰러뜨리고 성벽 가까이까지 밀어붙입니다. 호메로스는 이 대목에서 직접 개입해, 그가 펠레우스의 아들이.. 2026. 9. 15.
《일리아스》 16권 B. 사르페돈의 죽음 A에서 무장을 갖춘 파트로클로스가 마침내 전장에 나섭니다.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걸치자 트로이아군은 아킬레우스가 노여움을 풀고 돌아온 줄 알고 동요하기 시작하고, 뮈르미돈 군의 첫 반격은 예상보다 훨씬 거셌습니다. 그 여파로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히면서, 결국 제우스의 아들 사르페돈까지 목숨을 잃게 됩니다.파트로클로스, 트로이아군을 배에서 몰아내다뮈르미돈 군은 벌집을 건드린 땅벌 떼처럼 함성을 내지르며 배 밖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아킬레우스가 전투에서 물러나 있던 동안 배들 곁을 맴돌던 억눌린 힘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듯했습니다.파트로클로스가 먼저 창을 던져 파이오니아 지휘관 퓌라이크메스를 쓰러뜨리자, 그를 따르던 파이오니아 동료들은 겁에 질려 달아나고 트로이아군 전체가 순식간에 동요합니다. 반쯤 타들어간.. 2026. 9. 14.
《일리아스》 16권 A, 갑옷을 빌리다 15권 끝에서 아이아스가 홀로 버티던 함선 앞은 여전히 위태롭습니다. 쏟아지는 무기에 두들겨 맞으면서도 일곱 걸음 폭의 발판 위에서 한 걸음씩 물러서던 그 안간힘은, 결국 헥토르가 배의 고물을 손에 넣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파트로클로스가 눈물을 흘리며 아킬레우스를 찾아오면서, 마침내 전세를 뒤집을 결정적인 장면이 시작됩니다. 아킬레우스, 파트로클로스의 눈물을 보다파트로클로스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다가오자, 아킬레우스는 그를 보고 가여워하며 먼저 말을 건넵니다. 엄마 옷자락을 붙잡고 안아달라 졸라대며 길을 막아서는 철부지 여자아이 같다고 놀리듯 묻는데, 뮈르미돈인들에게나 자신에게 알려야 할 일이 생긴 건지, 아니면 혼자 프티아에서 무슨 소식을 들은 건지 캐묻습니다.각자의 아버지인 메노.. 2026. 9. 13.
《일리아스》 15권 B. 아이아스, 홀로 함대를 지키다 에서 최전선을 정비했던 아카이아군이지만, 아폴론이 직접 나서는 순간 그 방어선은 허무할 만큼 쉽게 무너집니다. 신 하나가 발로 툭 건드린 참호가 이렇게 맥없이 뚫릴 일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제 전쟁은 참호를 넘어 함선 갑판 위까지 번지게 됩니다. 아폴론, 참호를 무너뜨리다헥토르는 죽은 자의 무장은 신경 쓰지 말고 배를 향해 곧장 돌진하라 명하며, 대열을 이탈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죽이고 시신조차 불태우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이때 아폴론이 발로 참호 가장자리를 가볍게 무너뜨려 창을 던져도 좋을 만큼 넓은 길을 열어주는데요, 마치 아이가 모래성을 발로 허물듯 손쉬운 장면이었습니다. 트로이아군은 이 길로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갑니다. 네스토르가 별이 빛나는 하늘을 향해 배들을 지켜달라 애타게 기도하자.. 2026. 9. 12.
《일리아스》 15권 A. 제우스가 눈뜨자, 전쟁의 판도가 뒤집히다 트로이아군이 참호까지 밀려났던 14권의 흐름이 무색하게, 15권은 시작부터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헤라의 계책에 속아 잠들어 있던 제우스가 이다산에서 눈을 뜨는 순간, 지금까지 아카이아군을 도왔던 흐름은 한순간에 끊기고 전황은 다시 트로이아 쪽으로 빠르게 기울기 시작하죠.제우스, 잠에서 깨어 헤라를 질책하다잠에서 깬 제우스는 참호 너머로 아카이아인들에게 쫓기는 트로이아군과,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는 헥토르를 발견합니다. 그는 헤라를 향해 매서운 눈길을 보내며 "신과 같은 헥토르의 전투를 가로막고 군대를 패퇴시켰겠다"며 몰아붙입니다. 이어 과거 헤라가 헤라클레스를 곤경에 빠뜨렸던 일을 끄집어내는데요, 그때 제우스가 헤라의 두 발에 모루를 묶고 두 손을 황금 오랏줄로 묶어 창공에 매달아버렸던 일화.. 2026.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