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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오뒷세이아》 8권 B, 목마의 노래에 눈물 흘린 오뒷세우스

by 헤이토비 2026. 10. 15.

경기가 끝나고 춤과 노래가 이어지자, 파이아케스 사람들은 이름 모를 손님에게 저마다 선물을 내놓습니다. 조롱했던 젊은이도 칼을 건네며 사과합니다. 그러나 그날 밤, 데모도코스가 부른 트로이아 목마의 노래 앞에서 오뒷세우스는 끝내 눈물을 쏟고 맙니다.

공을 던지며 춘 춤

알키노오스는 아들 할리오스와 라오다마스에게만 춤을 추게 했습니다. 아무도 그들과 겨룰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몸을 젖혀 구름을 향해 공을 던지면, 다른 사람은 높이 솟구쳐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공을 받아 냈습니다. 젊은이들은 박수를 치며 큰 소리를 냈습니다.

오뒷세우스는 알키노오스에게, 가장 뛰어난 무용수들이라고 장담하더니 과연 그렇다며 경외감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기뻐한 알키노오스는 이 손님이 몹시 현명한 사람 같다며, 마땅한 선물을 주자고 했습니다.

칼을 건넨 에우뤼알로스

이 나라는 열두 명의 왕이 다스리고 있었고, 알키노오스는 그 열세 번째였습니다. 그는 왕들에게 각자 겉옷과 통옷 한 벌씩, 그리고 황금 한 탈란톤씩을 가져오자고 했습니다. 손님에게 무례한 말을 한 에우뤼알로스에게는 말과 선물로 보상하라고 했습니다.

에우뤼알로스는 손잡이가 은으로 되어 있고 칼집에 상아를 두른 청동 칼을 내밀었습니다. 혹시 끔찍한 말을 했다면 폭풍이 그 말을 낚아채 가기를 빈다며, 그가 아내를 만나고 고향에 닿기를 기원했습니다. 오뒷세우스도 그의 평안을 빌며, 나중에라도 이 칼을 아쉬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키르케가 가르쳐 준 매듭

해가 지자 선물들이 알키노오스의 집으로 옮겨졌습니다. 알키노오스는 아레테에게 가장 좋은 궤짝을 가져와 옷을 넣고, 손님이 목욕할 물을 데우게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황금 잔을 주어, 손님이 집에서 신들께 술을 바칠 때마다 자신을 기억하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레테는 궤짝에 선물과 옷을 넣고, 배에서 잠든 사이 누가 손대지 못하도록 직접 매듭을 묶으라고 일렀습니다. 오뒷세우스는 곧바로 덮개를 닫고 여러 겹의 매듭을 묶었습니다. 예전에 키르케가 가르쳐 준 매듭이었습니다.

목마의 노래

목욕을 마친 오뒷세우스는 데모도코스에게 트로이아의 목마 이야기를 불러 달라고 청했습니다. 가수는 아르고스 사람들 일부가 막사에 불을 지르고 배에 올라 떠나간 사이, 오뒷세우스와 장수들이 목마 속에 숨어 있던 장면부터 노래했습니다.

트로이아 사람들은 목마를 도시 높은 곳으로 끌어 놓고, 부술지 절벽에서 던질지 신들께 바칠지를 두고 다퉜습니다. 결국 목마를 그대로 두었고, 그것이 도시가 무너질 운명이었습니다. 데모도코스는 아카이아인들이 목마에서 쏟아져 나와 도시를 무너뜨린 일과, 오뒷세우스가 메넬라오스와 함께 데이포보스의 집으로 가 가장 처절한 싸움을 이겨 낸 일까지 노래했습니다.

마침내 묻는 이름

노래를 듣던 오뒷세우스는 다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모습은 도시와 아이들을 지키려다 쓰러진 남편을 끌어안고 우는 여인 같았습니다. 적들은 그녀의 등을 창으로 때리며 종살이로 끌고 갔습니다. 이번에도 그의 눈물을 알아본 사람은 알키노오스뿐이었습니다.

알키노오스는 노래를 멈추게 한 뒤, 이제는 숨기지 말고 이름을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태어난 사람치고 이름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파이아케스의 배들은 키잡이 없이도 사람의 뜻을 알아 바다를 건너니, 나라와 도시를 알려 주면 데려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트로이아의 이야기에 왜 그토록 우는지도 물었습니다.

승리의 노래 앞에서 운 사람 (헤이토비의 시선)

자신이 활약한 이야기를 직접 청해 듣고는 눈물을 흘리는 오뒷세우스. 목마 안에 숨어 있던 그에게는 노래만으로 다 전해지지 않는 기억이 있었을 겁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불러 달라고 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특히 그 울음을 남편을 잃고 포로로 끌려가는 여인에 빗댄 대목에서 오래 멈췄습니다. 트로이아를 무너뜨린 장수의 얼굴에, 그곳에서 모든 것을 잃은 여인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비유를 읽고 나니 그의 눈물도 처음과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일리아스》에서 프리아모스와 아킬레우스가 함께 울던 밤도 떠올랐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잠시 슬픔을 나누던 두 사람이요. 전쟁이 끝난 뒤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그때의 울음이 여기까지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파이아케스 사람들의 배는 어떻게 움직이나요?
알키노오스의 말에 따르면 파이아케스 사람들에게는 키잡이도, 다른 배들에 있는 키도 없습니다. 배들이 스스로 사람의 판단과 헤아림을 알고, 모든 도시와 들판을 알아 안개 덮인 바다도 빠르게 건넌다고 합니다.

Q. 포세이돈은 왜 파이아케스 사람들에게 노여워하나요?
알키노오스의 아버지 나우시토오스는, 파이아케스 사람들이 누구든 무사히 데려다주는 탓에 포세이돈이 분을 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언젠가 길 안내를 마치고 돌아오는 배를 부수고 도시를 큰 산으로 에워쌀 거라고도 했습니다.

8권 B를 덮으며


선물과 귀향의 약속을 받은 손님은 목마의 노래 앞에서 끝내 무너졌습니다. 이제 알키노오스는 그의 이름을 묻고, 오뒷세우스는 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참고: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이준석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