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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일리아스》 13권 B, 아이네이아스의 반격과 다시 맞선 헥토르

by 헤이토비 2026. 9. 10.

이도메네우스가 오트뤼오네우스와 아시오스를 쓰러뜨린 뒤에도 전투는 멈추지 않습니다. 데이포보스가 반격에 나서고, 아이네이아스는 알카토오스의 죽음을 계기로 이도메네우스와 맞섭니다. 전선 곳곳에서 장수들이 쓰러지는 가운데, 헥토르는 흩어진 병력을 다시 모아 아이아스가 지키는 아카이아군의 방어선으로 향합니다.

알카토오스를 쓰러뜨린 이도메네우스


아시오스가 쓰러진 것을 본 데이포보스는 이도메네우스를 향해 창을 던집니다. 이도메네우스는 날아오는 창을 피했지만, 그 창은 뒤에 있던 휩세노르의 횡격막 아래 간을 꿰뚫습니다. 휩세노르가 쓰러지자 메키스테우스와 알라스토르는 그를 아카이아군의 배들 쪽으로 옮깁니다.

이도메네우스는 전장을 떠나지 않고 안키세스의 사위인 알카토오스와 맞섭니다. 포세이돈은 알카토오스의 눈을 흐리고 팔다리를 굳혀 피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도메네우스의 창은 그의 가슴과 청동 갑옷을 꿰뚫습니다. 알카토오스가 쓰러지자 그는 데이포보스를 향해 자신이 세 사람을 죽였으니 결코 밀린 것이 아니라고 외칩니다.

아이네이아스와 이도메네우스의 대치


데이포보스는 혼자 싸울지 지원을 청할지 고민하다가 후방에 있던 아이네이아스를 찾아갑니다. 그는 알카토오스가 아이네이아스의 자형이며 어린 시절부터 그를 돌봐주었다는 점을 들며 함께 복수하자고 청합니다.

아이네이아스는 분노하여 이도메네우스를 향해 나아갑니다.
이도메네우스는 아이네이아스를 보고도 물러서지 않지만, 홀로 상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아스칼라포스와 아파레우스, 데이피로스, 메리오네스, 안틸로코스를 불러 모읍니다. 아이네이아스 역시 데이포보스와 파리스, 아게노르를 이끌고 맞섭니다. 양쪽 장수들이 긴 창을 들고 알카토오스의 시신을 사이에 둔 채 격렬한 접전을 벌입니다.

장수들이 잇달아 쓰러진 전장


아이네이아스의 창은 이도메네우스를 빗나가고, 이도메네우스는 오이노마오스를 쓰러뜨립니다. 데이포보스는 이도메네우스를 노렸다가 아레스의 아들 아스칼라포스를 맞힙니다. 제우스의 명령에 따라 올륌포스에 머물던 아레스는 아들의 죽음을 알지 못합니다.

메리오네스는 데이포보스의 팔을 창으로 꿰뚫고, 폴리테스는 부상당한 형을 전장에서 데리고 나갑니다. 이어 아이네이아스는 아파레우스를, 안틸로코스는 토온을, 메리오네스는 토온을, 메리오네스는 아다마스를 쓰러뜨립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곧바로 또 다른 복수와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메넬라오스의 칼과 파리스의 화살


헬레노스는 데이피로스를 칼로 쓰러뜨리지만, 곧 메넬라오스의 창에 손을 맞아 전장에서 물러납니다. 이어 메넬라오스는 자신에게 달려든 페이산드로스와 맞섭니다. 두 사람의 창이 모두 빗나가자 가까이 붙어 싸우고, 메넬라오스는 칼로 그의 이마를 내리쳐 쓰러뜨린 뒤 승리를 선언합니다.

메리오네스는 파리스의 동료 하르팔리온을 창으로 맞혀 죽입니다. 파리스는 친구의 죽음에 분노해 화살을 날리고, 코린토스에서 참전한 에우케노르를 쓰러뜨립니다. 에우케노르는 고향에 머물면 병으로 죽고 전쟁에 나가면 트로이아군에게 죽으리라는 예언을 알고도 참전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병으로 고통받으며 죽는 대신 전장에서 운명을 맞는 길을 택합니다.

헥토르와 아이아스, 다시 맞선 두 영웅


헥토르는 방벽을 돌파했던 자리에서 싸우느라 다른 전선에서 장수들이 잇달아 쓰러진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폴뤼다마스는 흩어진 장수들을 한데 모아 대책을 세우자고 조언합니다. 헥토르는 데이포보스와 헬레노스, 아시오스 등을 찾다가 여러 장수가 죽거나 부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헥토르는 남은 병력을 모아 아이아스가 버티는 방어선으로 향합니다. 아이아스는 아카이아군이 무너지지 않았다며 헥토르를 도발하고, 그의 오른편으로 독수리가 날아가자 아카이아인들은 용기를 얻어 환호합니다. 헥토르도 물러서지 않고 전진합니다. 마침내 양쪽 군대가 다시 충돌하고, 그 함성이 창공과 제우스의 광채에까지 닿습니다.

각자의 이유로 죽고, 각자의 이유로 싸운다 (헤이토비의 시선)


13권 B에서 마음에 남은 인물은 자신의 죽음을 알고도 전장에 나온 에우케노르였습니다. 고향에 남으면 병으로 죽고, 트로이아로 오면 적의 손에 죽는다는 두 운명 가운데 그는 전장을 택했습니다. 알카토오스의 죽음에 분노한 아이네이아스와 친구 하르팔리온의 죽음에 화살로 응수한 파리스 역시 저마다의 관계와 이유를 품고 싸웁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아무리 절실해도 전장에서는 한 사람의 죽음이 또 다른 복수를 부르고, 그 복수는 다시 누군가의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신들의 뜻과 영웅들의 명예 아래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들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보다 이제는 누구도 멈출 수 없게 된 전쟁의 잔혹함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13권 B를 덮으며


이도메네우스와 아이네이아스의 대치로 시작해 헥토르와 아이아스가 다시 맞서는 장면으로 이어진 이 권은, 전선 곳곳에서 이름 있는 장수와 이름 없는 병사가 뒤섞여 쓰러진 하루였습니다. 흩어졌던 전열은 결국 다시 방벽 앞으로 모여들었고, 전투는 잠시의 소강도 없이 다음 권으로 이어집니다.

호메로스 《일리아스》, 이준석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