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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일리아스》 21권 B, 신들의 전쟁과 아폴론의 계략

by 헤이토비 2026. 9. 24.

강물과의 사투가 끝나자 전장은 곧바로 신들의 싸움으로 옮겨갑니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편을 갈라 서로 맞붙고, 그 소란이 잦아든 뒤에는 아폴론이 아킬레우스를 유인해 트로이아인들이 도시로 피신할 시간을 벌어줍니다. 21권 후반부의 신들의 전쟁과 아게노르의 결단, 아폴론의 계략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아테네, 아레스를 바위로 쓰러뜨리다

아레스는 디오메데스를 부추겨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일을 꺼내며 아테네를 비난합니다. 그는 아테네를 향해 창을 내질렀지만, 그 창은 제우스의 번개에도 끄떡없는 아이기스를 뚫지 못합니다.

아테네는 들판에 놓인 거칠고 커다란 검은 바위를 들어 아레스의 목을 내리칩니다. 옛사람들이 밭의 경계를 표시하려고 세워둔 바위였습니다. 아레스는 일곱 펠레트론에 걸쳐 널브러지고, 아테네는 자신과 힘을 겨루려 한 그를 조롱합니다. 이어 아레스의 어머니 헤라가 아카이아군을 버리고 트로이아군을 도운 아들을 원망해 온 대가라고 말합니다.

아프로디테마저 나섰다가 쓰러지다

아레스가 신음하며 쓰러지자 아프로디테는 그의 손을 잡고 전장 밖으로 데려가려 합니다. 이를 본 헤라는 아테네에게 아프로디테가 아레스를 빼내고 있다며 뒤쫓으라고 재촉합니다.

아테네는 곧바로 달려가 억센 손으로 아프로디테의 가슴을 내리칩니다. 충격을 받은 아프로디테는 무릎에 힘이 풀리고 심장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아레스와 함께 대지 위에 쓰러집니다. 아테네는 두 신을 내려다보며 트로이아를 돕는 자들이 모두 이와 같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포세이돈과 아폴론, 헤라와 아르테미스

포세이돈은 아폴론에게 맞서 싸우자며 라오메돈에게 품삯을 받기로 하고 일했던 옛일을 꺼냅니다. 포세이돈은 트로이아의 성벽을 쌓았고, 아폴론은 이다산 골짜기에서 소 떼를 돌보았습니다. 그러나 라오메돈은 품삯을 주지 않고 두 신을 먼 섬에 팔아버리고 귀까지 자르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포세이돈이 이 일을 상기시키지만, 아폴론은 곧 사라질 인간들 때문에 신들끼리 싸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며 대결을 피합니다.

아르테미스가 싸움을 피한 오빠를 비웃자, 헤라는 그녀의 두 손목을 붙잡고 빼앗은 활로 귀 주변을 내리칩니다. 화살이 땅에 흩어지고 아르테미스는 울면서 달아납니다. 헤르메스도 레토와의 싸움을 사양하고, 레토는 땅에 떨어진 딸의 활과 화살을 주워 전장을 떠납니다.

제우스 앞에서 눈물짓는 아르테미스

아르테미스는 울면서 올림포스로 올라가 아버지 제우스의 무릎에 앉습니다. 제우스가 딸을 끌어안으며 누가 그런 일을 했느냐고 묻자, 아르테미스는 제우스의 아내 헤라가 자신을 때렸다고 대답합니다. 신들의 다툼은 모두 헤라 때문에 벌어졌다는 원망도 덧붙입니다.

한편 아폴론은 신들의 싸움을 뒤로하고 신성한 일리오스로 향합니다. 아카이아군이 정해진 운명보다 앞서 그날 트로이아의 성벽을 무너뜨릴까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신들은 올림포스로 돌아가지만, 아폴론은 마지막까지 트로이아를 지키기 위해 움직입니다.

아게노르의 결단과 아폴론의 계략

트로이아인들이 도시로 달아나자 프리아모스는 성탑 위에서 아킬레우스를 알아봅니다. 그는 문지기들에게 군사들이 들어올 때까지 성문을 열어두었다가, 아킬레우스가 가까이 오면 즉시 닫으라고 명합니다.

한편 안테노르의 아들 아게노르는 도망칠지 맞설지 고민하다가, 아폴론이 자신을 지켜주리라 믿고 홀로 아킬레우스를 기다립니다.
아게노르는 트로이아를 쉽게 함락할 수 없을 것이라고 외치며 창을 던집니다. 창은 아킬레우스의 무릎 아래 정강이받이에 정확히 맞았지만, 신이 만들어 준 주석 장비를 뚫지 못하고 튕겨 나갑니다.

신의 개입으로 완성된 지연 작전(헤이토비의 시선)

아킬레우스가 아게노르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아폴론이 개입합니다. 아게노르를 짙은 안개로 감싸 전장에서 빼낸 뒤, 자신은 그와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아킬레우스를 밀밭과 스카만드로스강 쪽으로 유인합니다.

아킬레우스가 곧 따라잡을 수 있다고 믿으며 가짜 아게노르를 쫓는 동안, 트로이아인들은 서로를 기다릴 겨를도 없이 성안으로 들어갑니다. 아폴론은 아게노르에게 맞설 용기를 주고, 다시 계략을 써서 트로이아의 파멸을 잠시 늦춥니다. 아게노르의 싸움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동료들이 살아남을 짧은 시간을 벌어준 지연의 싸움이었습니다.

21권을 덮으며

21권은 강물과의 싸움에 이어 신들까지 뒤엉키며 소란스럽게 흘러갑니다. 아킬레우스의 분노는 강의 신도, 올림포스의 신들도 쉽게 멈추게 하지 못했습니다.
트로이아인들은 아폴론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성안에 들어가 숨을 돌립니다. 그러나 헥토르는 성문 밖에 남아 있습니다. 이제 22권에서는 피할 수 없었던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대결이 펼쳐집니다.

참고자료: 호메로스, 《일리아스》, 이준석 옮김